‘뱁새가 황새 따라하다 가랭이 찢어진다’라는 말은 아마도 뱁새는 황새가 될수 없다는걸 강조하는건 아닐것이다. 뱁새에게, 황새가 쓰는 방법을 쓰지말고 자신의 방법을 쓰라는것을 강조하는 말일것이다.
가끔 황새인척하는 사람들에게 ‘나는 뱁새이고 너는 뱁새보다 못해’라는 메시지를 던져 갈등을 유발하곤 한다. 그 상황을 더듬어 보건데, 아마도 얄밉게 황새인척한다거나 은근히 나와 경쟁관계에 있다거나 - 물론 나만의 생각이다 - 혹은 내가 황새인척했던것에서 뱁새임을 깨닫고 나서였던것 같다.
꼬맹이들 싸움이다. 하지만 내가 그 싸움에서 박터지게 싸우고 있는 꼬맹이라고 그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한다. 어떻게 하면 나를 높일까,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엿먹일까를 궁리하느라 모든 힘을 쏟아붓는다.
고치려고 노력해보아도, 그상황에서 꼬맹이 모드가 발동하면 어쩔수 없다.
현재까지 생각해낸 최선의 해결책은 황새인척하는 사람이 꼬맹이로 보이도록 내가 성장하는 것이다.
뱁새임을 인정할때에만 뱁새의 방법을 잘 써서 배우고 능력을 키워 황새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내가 이분야에서는 뱁새야. 라고 당당하게 말할수 있는 자신감은, 마음먹는것으로는 생기지는 않는다. 다른 분야에서 뱁새에서 황새가 되었던 경험이 있어야만 생길수 있다. 그래야만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도 황새가 될수 있음을 자신에게 납득시킬수 있다.
Vigotsky의 근접발달 가설은 참 그럴듯한 가설이다. 그 가설은 나에게 ‘근접영역을 세우고 발달시켜나가는 과정이 학습에서 참으로 중요하다’라고 말하고 있다.
내가 어떤 영역에 있는지, 도달해야 하는 영역은 어떤것인지 알아가는게 아무리 힘들지라도 포기하지 말자. 그 영역을 정복한 사람들이 있고, 다른 분야에서 나도 그 영역들을 정복해오지 않았던가.
‘나는 지금 뱁새다. 그리고 당신은 꼬맹이다.’ 이것이 불필요한 갈등을 막을수 있는 최고의 마법주문인것 같다. 비록 뱁새라고 놀림 받아도 내가 뱁새임을 부끄럽게 여기지 말자. 황새인척 하는 사람이 뱁새임을 굳이 지적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건, 나는 지금 뱁새인거고, 당신은 꼬맹이 인거고, 나는 황새가 될꺼라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