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 일번타자였던 선형대수를 보기 전,전날 많이 아팠었다. 구토와 설사에 지쳐 화장실 바닥에서 누워 잘 정도였으니.. 계획적인 아픔(?)이 아니었기 때문에 아픔도 아픔이었지만 걱정도 많이 났다. 이러다가 월요일(선형대수 시험이 월요일이었었다) 못보는건 아닌지, 그런걱정들… - 사실 너무 아파서 짜증은 안났었다. 짜증이라는것은 기력이 있어야 낼수 있는 건가보다.
삶을 어떻게 살면 좋겠냐고 묻는다면 짜증없고 걱정없이 살고 싶다고 답하고 싶다. 짜증과 걱정을 이끄는 가장 큰 원인이 계획에서의 틀어짐인것 같다. 자기가 제어할수 없다는 생각이 들때 짜증나고 그만두고 싶어진다.
두가지로 접근해보자.
계획에서 틀어짐을 줄이는 사전적인 방법과 계획에서 틀어졌을때 대응하는 사후적인 방법.
우선 사전적인 방법으로, 계획을 자세히 세우는것은 답이 될수 없는것 같다. 디테일하게 계획을 세우는것은 어려울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일어날 일들을 모두 예측하는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사전적인 방법으로 가장 좋은것은 예측실패에 대응하기 쉽게 계획을 짜는것이다. 예를들면 여유분을 넣는다는지, 계획이 실패하여도 이제까지 한일들을 쓸모 없는것으로 만드는것을 피한다는지 - 정말, 이제까지 열심히 한것이 쓸모없게 되는것은 분노를 일으킨다 - 혹은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않는 부분을 나누어 계획을 세우는 식으로, “예측이 실패할것임”을 인정하고 계획을 세우는것이 계획이 틀어짐 - 이건 달라짐과는 미묘하게 다르다 - 을 줄이는 적당한것 방법같다.
사후적인 대응으로, 도망갈곳을 만들어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계획이 실패했을때, 다음 계획을 세울 그런 장소가 있어야만한다. 자신의 자취방이라도 좋고 혹은 예전에 갔었던 여행지라도 좋고, 자신에게 다시 즐겁게 일을 시작하게 할수 있는 충분한 시간과 그 시간동안 머물수 있는 도망지를 평소에 부지런히 마련해 두어야 한다.
이런 주저리생각을 만들어낸 원인은 시험이다.
내가 다니는 학교가 다른 학교보다 일주일이나 빨리 끝났는데, 돈이 아깝다는 생각과 방학이다~라는 기쁨(-_- 직장인 주제에 말이다..허허..), 이러한 모순적인 기분들이 공존했다. 시험이라는것은 결과를 떠나, 어떤것을 마무리해주는 일종의 마일스톤인지라, 의의 자체는 있다고 생각이 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도 당연하다고 생각되지만, 결과적으로는 지식의 습득보다는 시험성적 향상이 공부의 주목적이라는것이 슬프다.
시험성적공시가 7.2이다. 이번학기는 나름 열심히 했고 역시 나는 부족하다는것을 느꼈고 하고 싶어진것은 많아졌고 못할것 같다는 징얼거림이 많이 줄어들었고…. 뭐, 그랬다.
좋은 성적을 나름 기대하고 있는데, 기대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무섭다.-_-
막빵으로…아팠었다에 엮이는게 계획과 시험이라는것이 내가 여자친구가 없는 결정적인 원인인겔까? 겔겔..